온라인에 올라온 정보만 보고 책을 구입하는 일에 점점 한계를 느낀다. 이런 느낌들이다: 단편적인 정보만 아는 어떤 책을 직접 손에 쥐고 펼친 순간 마케팅이 책을 추월했다는 느낌. 책의 제목, 표지, 소개, 글자 크기, 편집 디자인, 페이지 수, 가격 등이 도대체 서로 어울리지 않아서 혼란스러운 느낌.
이젠 이런 실수를 줄이기 위해 책을 직접 만져보고 살 생각이다. 책 정보를 탐색 및 수집하고, 관심 가는 책을 발견하면 온라인 서점의 (장바구니가 아니라) 보관함에만 우선 저장하고, 가까운 오프라인 서점에 가서 직접 살펴보는 거다. 오프라인 서점의 특별 코너나 평대에 전시된 책들만으로는 괜찮은 책을 발견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온라인-오프라인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다녀왔다. 들어서자 작은 평대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책들이 보인다. 가령 소설가 김영하의 에세이집 《단 한 번의 삶》 같은 미스터리한 책. 아무래도 시, 소설, 에세이 등 문학 코너에 사람들이 제일 많은 것 같다. "50만 부 기념 전면 개정판"이라는 띠지를 입은 에세이집도 보인다. 어떤 내용 때문이었을지 궁금해서 책을 펼쳤다. 그리고 황급히 덮었다.
그리고 이런 단어와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왜일까, 죽기 전까지 내가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걸 급이나 수준으로 나눌 수 있을까, 급을 나눈다면 어떤 기준이 있을까, 그 기준은 대다수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까, 많이 팔려서 독자, 작가, 출판사 모두 만족했을테니 그걸로 된 걸까, 그런 생각을 했다.
시집 코너는 난장판이었다. 왼쪽 문학동네, 오른쪽 문학과지성사, 가운데 창비 및 기타 시집들이 어깨싸움을 하고 있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모습을 표현하려는 것이었을까.
이번 〈기획회의〉 630호의 특집 기사가 '시, 텍스트힙의 중심에 서다'라고 하여 6,300원을 내고 전자책을 샀다. 몇 개월 전에, 앞으론 〈기획회의〉는 사서 읽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지만, 많이 궁금했던 주제여서 결심을 어겼다. 특집 기사는 네 편이고, 모두 특정 출판사 관계자들이 썼다. 모두 읽고는, 괜히 결심을 어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를 섭외할 때, 시집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에게 시집이 잘 팔리는 현상에 대해 말해보라고 하면 어떤 말을 할지 예상 못했을까? 아니면 내부자의 의견을 구한 걸까? 그나마 '타이피스트'라는 시집 전문 출판사 대표의 글이 '텍스트힙'이라는 석연치 않은 조어의 양면성을 지적하고 있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처럼 큰 서점은 독서에 관한 책 코너를 어떻게 만들어 놨을지, 내가 발견 못한 책들은 어떤 게 있을지 궁금했다. 찾기가 쉽지는 않았는데, 소박하게 서가 한 칸을 차지하고 있었다. 사실 경계에 걸쳐 있는 책들도 많아서 분류가 쉽진 않을 것 같다. 아마도 이게 다는 아닐 것이다.
알라딘에서는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 특별증보판이 나올 예정이라며 예약주문을 받고 있었다. 이 책은 2009년에 처음 나오고, 2017년에 리커버 에디션이 나오고, 이번에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이 추가돼서 나온다고 한다. 예약주문임에도 불구하고 세일즈 포인트가 벌써 12만 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봐서 당분간 '독서' 관련 카테고리의 포식자가 되고, 당연히 교보문고 평대도 장악할 것 같다. 서점 입장에서는 얼마나 좋은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다른 책을 살 가능성도 높아지니 말이다.
보관함에 넣어두었다가 만져보고 나서, 이제는 사서 읽어봐야겠다고 결심한 책들이다.
앞으로 환경 문제에 관한 책을 좀 더 읽을 생각이다. 이 와중에 《관계인구를 만드는 N개의 방법》처럼 새롭게 발견한 책도 있다.
한 달 뒤쯤에 또 가기로 한다.




여사장의 탄생이라는 책이 궁금하네요 저도 이번주말에는 교보문고에 가서 한 번 들춰봐야겠어요